2017년 9월 3일 일요일

[가정예화] 나무 그늘

나무 그늘
 
아주 오래 전
그러니까 내 기억이 시작될 무렵부터
그 나무는 내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.
나무의 그늘은 아주 컸습니다.
저는 어린 시절 그곳에서 뜨거운 햇살을 피해 여름을 보냈으며
겨울엔 그 나무가 저 대신 눈보라와 바람을 막아 주었습니다.
어린 시절 그것이 나무의 당연한 본분이라 생각하고 나무의 배려 속에서 자랐습니다.
나무는 시간이 지날 수록 예전의 위용은 간데 없고 줄기는 가늘어졌으며
잎은 완연히 바래졌습니다. 새들도 더 이상 나무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.
저는 어느새 저를 키워준 나무 옆에서 더 커버린 또 다른 나무로 성장했습니다.
저 또한 저를 키웠던 나무처럼 제 그늘 속에 조그만 묘목 두 그루를 심은 뒤에야
그 나무가 저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.

아버지,
당신도 힘드시면 제게 기대세요
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, 당신도 이제 제 그늘에 오셔서 쉬십시오.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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