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린아이의 순수
어린아이들은 작고 보잘것없는 미물조차 사랑한다.
낮고 비천한 것을 대할수록 더욱 더 큰 동정심을 갖는다.
어른은 쓸모 없는 것을 경멸하고 비천한 것을 멸시한다.
낮은 자, 약한 자 앞일수록 높은 자의 우월감을 갖고,
더욱 강한 자 앞에서는 약한 자의 비열함을 보여 준다.
그러나 어린아이의 성품은 그렇지 않다.
다리 다친 병아리 한 마리로 인해 밤잠을 못 이루고
병든 친구에게 한 송이 꽃을 사주기 위해 애지중지하던 돼지저금통도 아낌없이 깨뜨린다.
비가 쏟아지는 밤에 앞마당 나무 위의 까치가 비를 맞을까봐
우산을 들고 나갔다가 독감에 걸려 앓아 눕기도 한다.
- 오인숙 '어린아이와 같이 아니하면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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